‘우리는 정보의 바다 속에 살고 있다’는 말, 어쩌면 20년도 더 된 오래된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초등학생 때 인터넷을 처음 배우던 시절, 선생님은 “정보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씀하셨죠.
그땐 그저 신기하고 마냥 좋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인터넷 검색은 구글링으로 진화했고, 유튜브 영상으로 정보를 습득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AI로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웬만한 건 모르는 게 없는 시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누군가가 먼저 사용해보고, 후기를 남기고, 요약해서 알려주고, 활용법까지 설명해줍니다. 우리는 이미 ‘정보 그 자체’보다는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집중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보는 넘치고, 차별화는 사라졌다
특히 자기계발 분야에서 이 흐름은 더욱 뚜렷합니다.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 사이에선 “자기계발서는 결국 다 비슷한 말만 반복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저도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같은 말이어도 표현만 조금 다를 뿐, 결국 핵심은 비슷한 경우가 많죠.
유튜브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애, 인간관계, 시간관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수많은 영상들이 있지만, 결국 핵심은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좋은 콘텐츠’란 과연 무엇일까요?
차이를 만드는 것은 ‘내용’이 아니라 ‘전달’이다
저는 스스로 이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와닿게, 더 듣기 좋게 말하느냐’입니다.
이미 대부분의 정보는 디지털화되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내용물’의 차이로는 더 이상 차별화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남는 것은 그 정보를 어떻게 포장하느냐, 즉 ‘표현 방식’입니다.
전달자의 말투, 태도, 감성, 이미지 선택, 목소리까지.
이 모든 것이 콘텐츠의 ‘포장지’ 역할을 하며, 그 포장지의 매력도가 곧 콘텐츠의 경쟁력이 됩니다.
이제는 AI도 그 ‘표현’까지 잘 해낸다
문제는 이제 그 포장지조차도 AI가 만들어준다는 사실입니다.
AI는 문장을 쓰고, 음성을 만들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이제는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말투와 감정까지 조절합니다. 맥락 파악 능력도 상당합니다. 오히려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맥락을 읽고 반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쯤 되면 질문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AI와 어떤 영역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
AI가 대체할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의 ‘다정함’
저는 이 질문에 대해 한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다정함’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점점 더 개인주의적 성향을 띠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MBTI처럼 서로의 성향을 ‘이해’한다는 명목 아래, 다름을 인정하기보다는 선을 긋는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오히려 AI가 더 정중하고 섬세하게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AI보다 감정적으로도 열등한 걸까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깊은 공감’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감을 ‘시뮬레이션’하지만, 인간은 경험에서 비롯된 공감을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고민에 대해, “나도 그런 적 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고, 같은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기억하며 반응할 수 있죠.
이건 아직 AI가 넘기 힘든 벽입니다.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감정의 결, 그 다정함의 깊이는 진짜 경험과 시간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니까요.
AI를 삶의 도구로 활용하되, 중심은 나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기술은 점점 더 발전하고, 인간 혼자만의 힘으로 경쟁력을 갖추기란 점점 더 어려워질 겁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AI를 삶에 병행해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ChatGPT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처음엔 웃음이 나왔지만, 이제는 그게 현명한 태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모든 것을 AI에게 맡길 순 없습니다.
삶의 도구로서 AI를 활용하되, 그 방향을 결정하는 중심은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AI는 더 좋은 답을 줄 수 있지만, 무엇을 묻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맺으며: 결국 ‘사람다움’이 콘텐츠의 마지막 무기다
콘텐츠의 본질은 정보가 아닙니다. 감동이고, 연결이고, 사람입니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진짜 중요한 건,
‘어떻게’ 말할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는가입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겠지만, 그 속에서 사람다움을 잃지 않는 사람이 결국 가장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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